작년 하반기에 25현 가야금을 시작했답니다.
정확히는 9월 말에 OT를 시작하고 가야금을 구입하고
10월부터 시작했답니다.
10년 전에 12현 가야금을 두 달 하다가 너무 지겨워 포기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했었답니다.
그렇기에 신중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다시 첫 걸음을 내딛었답니다.
다행히 나의 생각에 공감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처음에 기초부터 하지 않고
곡에 바로 들어갔답니다.
사람마다 다르답니다.
어떤 사람은 선생님이 기초부터 가르쳐 주는 걸 즐겁게 따라가는 사람이 있고
저처럼 기본이 중요한 걸 알면서도 지겨워서 차근차근히 못 따라가는 사람도 있답니다.
즐거웠답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곡을 선생님과 의논해 정해서
조금씩 배워나간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답니다.
처음 2주동안은
내 손이 이상한가? 왜 난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걸 못 따라가는 걸까란 절망감에 휩싸였답니다.
특히 첫날에 배운 연튕김이 안될 때..
그러나 지난 경험으로
어떤 일이던 처음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답니다.
이때만 이겨낸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힘든 2주일을 견뎌내고
다음 힘든 2달을 매일 매일 연습하고 연습하고 연습했답니다.
처음 2주는 하루에 10분만 연습했는데
한달이 지나니 하루에 30분 이상 연습하고
두달째부터는 하루에 1시간은 연습했었던 것 같습니다.
2달만에 첫 미니곡을 완성해내고
곡을 완전히 외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연주했을 때가 기억납니다.
음이 선생님 연주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
스스로 연주할 수 있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답니다.
첫 고비!
한 곡을 이렇게 빨리 완성해 낼줄 몰랐답니다. (비오는 날!)
다음에 어떤 곡을 할지 준비를 해놓지 못했답니다.
다음으로 울산아가씨를 했는데 듣기는 좋았으나 내가 연주하기에는 곡이 너무 지겨웠답니다.
(아니.. 곡이 마음에 안들어 연습을 안해서 그렇답니다ㅠㅠ)
절반 넘께 하다가 선생님과 의논해 한 오백년으로 넘어갔었답니다.
한 오백년 곡은 참 아름다웠답니다.
왼손주법을 새롭게 배웠답니다. 농현을 넣으면 왜 이렇게 가슴이 막막해지는가요!
그러나 var 2, 3 박자부분은 악몽이었습니다.
평생 음악을 안듣고 안해봐서 정말로 힘들었답니다.
(이때 처음으로 매일 2시간 이상 연습했었답니다 ㅠㅠ 진도가 도저히 안나가니)
몰론 이때의 경험으로 실력이 많이 늘었던 건 사실입니다.
곡이 아직까지는 저에게 너무 어려웠던 거지요!
다시 다른 곡을 찾아보았답니다.
저에게 맞는 좋아하는 곡을 말이죠!
선생님도 제 성향을 아시고 여러 곡을 추천해 주었답니다.
추천해 준 곡을 1주일씩 들으며 유튜브를 찾아다니며
저와 맞는 곡을 찾아보았답니다.
새로운 시작!
2018년 5월이 되고 이제 7개월차에 두 번째 곡에 들어갔답니다.
2주에 한 번씩이니 정확히는 다른 배우는 사람들의 4개월차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네요^^
비오는 날을 연주하는 데 실력이 늘지가 않아 5월달은 고민에 한참 빠져있었답니다.
유튜브를 통해 마음에 드는 곡이 없나 한참 찾아다녔던 기간이기도 합니다.
서정민님의 코스모스25, 최경철님의 매화곡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최경철 선생님은 연락이 와서 한 번 찾아뵙기도 했었답니다.
사실 알고있었답니다.
실력이 늘지 않은건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그냥 곡만 배워서 그렇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건 처음에 선생님과 OT때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위해 곡을 들어가기로
약속한 거였답니다.
그러나 이제 벽에 부딪히고 있답니다.
제 욕심으로 인한...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 조금 더 배우고 싶다는 벽에
기존에 배웠던 비오는 날을 정말 아름답게 연주하고 싶답니다.
나의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현위에 수놓고 싶은 욕심이 생겼답니다.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니
때가 되었다면서
곡도 배우고, 음악 기초도 배우며 즐겁게 나아가자고 하십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선생님의 입장에서가 아닌
배우는 수강생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스스로 벽에 부딪힐 때마다
가야할 길을 제시해 주셔서
어제 교습소에서 배우고 나서
집에서 연습을 하고 있을때면
실력이 부쩍부쩍 늘어
너무 행복합니다.
연습하다 보면
행복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
5월 달에
아침에 출근하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들을 보며
지금 당장 이 세상을 떠나도 후회가
없을 거라는 느낌을
몇 번이나 받았답니다.
아마
어제도 내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만
이 하루는 나의 마음대로 할 수 있기에
내 앞에 있는 상대방의 얼굴에
미소하나 떠올릴 수 있게
마음을 담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바람이 불어와 이야기합니다.
이 세상은 천국이라고.
노력하는 그대
진심을 다하는 그대
행복할 거라고
ps.. 매일 1시간은 가야금을 연습! 아니면 재미가 없어져서 하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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